쇼생크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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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Hope is a good thing. Maybe the best of things. and no good thing ever dies.
희망은 좋은 겁니다. 아마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몰라요. 그리고 좋은 건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스티븐 킹의 원고지 700매 분량 중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1994년 미국 영화.Get busy living, or get busy dying.
서둘러 사느냐, 서둘러 죽느냐
대체로 원작 소설의 내용에 충실하게 각색한 작품으로, 쇼생크 감옥에 갇힌 앤디 듀프레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아카데미 시상식 7개 부문에 후보에 올랐으며, 2015년부터 미국 의회도서관의 National Film Registry가 영구 보존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는다.
2. 포스터[편집]
3. 예고편[편집]
3.1. 기타 영상[편집]
4. 영화화[편집]
본 작품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중편 소설의 제목(원제)은 스티븐 킹이 1982년에 집필한 《리타 헤이워스와 쇼생크 탈출[2] (Rita Hayworth & Shawshank Redemption)》이다. 리타 헤이워스는 미국의 유명 여배우로, 앤디는 탈옥을 위해 뚫어놓은 구멍 위에 리타 헤이워스의 대형 포스터를 붙여서 이를 숨기는 데 썼다. 포스터는 앤디가 쇼생크를 나갈 때까지 당대의 유명한 여배우들로 차례차례 교체된다.(마릴린 먼로, 라켈 웰치 등) 이는 시간의 흐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역할도 하는 영리한 영화적 장치다.[3] 스티븐 킹 소설 세계관의 쇼생크 교도소는 메인 주에 위치해있고, 돌로레스 클레이본이나 장편 소설 그것, 다른 단편, 소설 등에서 수없이 언급된다. 아무래도 영화 제목으로는 너무 서술형으로 긴 탓인지 영화화되면서 리타 헤이워스 부분은 잘려나가 간단하게 '쇼생크 탈출'이 되었다.
어쨌든 《사계(Different Seasons)》라는 네 편의 중편이 묶인 중편집에서 "봄"에 해당하는 작품이다.[4]
지금의 평가나 명성에 비하자면 개봉 당시에는 정작 큰 관심을 못 받았았다. 그러나 CNN의 창립자이자 케이블 TV 업계의 거물 테드 터너가 영화의 2차 판권을 사서 자신의 채널에 끝없이 틀어준 덕분에 입소문이 퍼지고, 덕분에 비디오/DVD(판매 수익으로 미국에서만 1억 3천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고)와 TV 시장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아카데미 7개 부분[5] 에 노미네이트됐으나 하필 그해 경쟁작들이 포레스트 검프, 펄프 픽션, 가을의 전설, 라이온 킹, 스피드 등 쟁쟁한 영화들이었기에 수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AFI(미국 필름 연구소) 선정 역대 최고의 헐리우드 영화 100에 72위에 들면서 (당시 아카데미 상을 휩쓴) 76위 포레스트 검프를 제친 상태. 국내 지상파에서도 여러번 더빙하여 방영했고 지금도 케이블 영화 채널을 돌리면 심심찮게 볼 수 있고, 한번 보기 시작하면 무조건 끝까지 보게 되는 영화로 유명하다.
5. 시놉시스[편집]
두려움은 너를 죄수로 가두고 희망은 너를 자유롭게 하리라
촉망 받던 은행 부지점장 ‘앤디(팀 로빈스 分)’는 아내와 그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쇼생크 교도소에 수감된다. 강력범들이 수감된 이곳에서 재소자들은 짐승 취급 당하고, 혹여 간수 눈에 잘못 보였다가는 개죽음 당하기 십상이다. 처음엔 적응 못하던 ‘앤디’는 교도소 내 모든 물건을 구해주는 ‘레드(모건 프리먼 分)’와 친해지며 교도소 생활에 적응하려 하지만, 악질 재소자에게 걸려 강간까지 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간수장의 세금 면제를 도와주며 간수들의 비공식 회계사로 일하게 되고, 마침내는 소장의 검은 돈까지 관리해주게 된다. 덕분에 교도소 내 도서관을 열 수 있게 되었을 무렵, 신참내기 ‘토미(길 벨로우스 分)’로부터 ‘앤디’의 무죄를 입증할 기회를 얻지만, 노튼 소장은 ‘앤디’를 독방에 가두고 ‘토미’를 무참히 죽여버리는데...
6. 등장인물[편집]
이 작품의 주인공. 본명 '앤드류'보다 애칭인 앤디(Andy)로 불린다. 본래 능력있는 은행원이었으나, 아내와 그 불륜 상대(골프 선수)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뒤집어 쓰고 무기징역을 선고 받게 된다. 겉보기엔 금욕적이고 냉정한 인물인 듯하지만 실제로는 내성적이고 차분하며 다소 유약하고 부드러운 면도 가진 성격. 앤디는 이 일을 두고두고 후회했는지 영화 후반에 자신은 아내를 사랑했지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자기가 아내를 죽게 만들었다며 자책하고 레드는 앤디가 좋은 남편이 아니지만 살인범도 아니라고 달래준다.
쇼생크 교도소 입소 후 처음 몇 년간은 악명 높은 보그스 패거리에게 물리적, 성적 괴롭힘을 당했으나, 은행원 시절의 능력을 발휘해 노튼 소장과 교도관들의 재산이나 세금에 관한 컨설턴트를 해주면서 든든한 빽으로 만들어 편안한 생활을 보장받으며, 레드를 포함한 다른 죄수들과 친해져 나중엔 교도소의 처우를 조금씩 개선시켜 나간다. 계속 시의회에 편지를 써서 헌책을 기증 받아 도서관을 만든다거나, 학력이 낮은 죄수들을 가르쳐 검정고시를 합격하게 만드는 등 감옥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일개 죄수 신분으로 어마어마한 사업들을 해낸다.
그 과정에서 적당히 적응했는지, 레드와 같이 체커로 추정되는 보드 게임을 하던 중 "체크(장군)"라는 말에 반응해 오랜만에 체스를 두고 싶어하며, 돌을 깎아 체스 말을 직접 만들게 "락해머"라는 도구를 구해달라고 레드에게 부탁한다. 레드가 락해머가 뭔진 몰라도 그걸로 벽 파고 나갈 셈이냐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묻자 웃음을 터뜨리는 걸 볼 때, 이때까지만 해도 탈옥은 생각도 하지 않았던 듯.[7][8]
그러다 노튼 소장의 컨설턴트도 하게 된 앤디는 수감자들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교도소 외부에서 공사를 수주하고 그 과정에서 자기 공사를 뺏지 말아달라고 건설 회사에서 바치는 뇌물 등 이런 저런 검은 돈을 여러 경로를 거쳐 유령 인물의 명의로 바꿔 세탁해주는 일을 해줘 상당한 신임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앤디를 계속 이용해먹으려는 노튼은 앤디의 결백을 증명해 줄 유일한 증언자이자 동료 토미를 살해한다. 결국 앤디는 탈옥 말고는 살아서 나갈 방법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배우 팀 로빈스의 키가 196cm로 상당해서 다른 배우들을 모두 작아보이게 하는 효과를 냈다. 188cm의 장신 배우 모건 프리먼조차 머리 끝이 로빈스의 이마에 닿을 정도이다. 영화 초반에 다른 신입 죄수들과 포승줄에 묶여 들어가는 장면이나 탈옥 후 은행에서 교도소장의 돈을 출금한 후 걸어나가는 장면에서 다른 인물들과의 키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그나마 188cm의 모건 프리먼이나 192cm의 클랜시 브라운 같은 배우가 같이 주연을 맡아 대부분의 장면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 비록 체격은 다소 말랐고 왜소하지만 그 때문에 유약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필요한 캐릭터인 앤디 듀프레인의 키가 너무 커져서 악역 노튼과 해들리를 작아보이게 만드는 바람에 좀 어색한 느낌이 든다는 아쉬움이 남게 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반대로 그 신장 때문에 그가 쇼생크 감옥에 있기엔 큰 인물이란 걸 역설적으로 나타낸다고 느끼는 관객들도 있다. 이는 견해의 차이.
통칭 레드(Red)[11] 로 불리는 인물로 이 작품의 화자이자 진 주인공. 앤디와 가장 먼저 친해진 죄수로 1920년대 말 강도 살인을 한 죄로 무기징역 선고를 받아 수감 중이다. 복역 20년 차부터 가석방 심사도 받았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아 번번이 나가지 못한다.[12] 감옥에서 죄수들이 필요한 것을 부탁만 하면 어지간한 건 대부분 구해다 주는 일종의 밀수업을 한다.[13] 교도관에게도 뇌물을 지속적으로 찔러준 터라 그럭저럭 편하게 지냈던 모양으로, 지붕 수리 작업 때도 일인당 담배 한 갑씩 찔러주는 걸로 자신을 포함해 친분 있는 사람들이 뽑히도록 손을 썼다.
앤디가 처음 감옥에 왔을 때부터 그에게 관심이 생겨 동료들과의 내기에서 그를 걸었지만 다른 죄수가 걸려 내기에서 지는 바람에 담배 두 갑을 잃었다. 그래서 초창기엔 앤디를 그리 좋지 않게 보았으며 서로 접점도 없었으나 한 달 후 운동장에서 먼저 말을 걸어온 앤디와 안면을 튼 이후로 그에게 호감을 갖게 되어 그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절친이 된다. 의외로, 앤디의 친구이면서도 사상적으로는 앤디와 대립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앤디가 LP판으로 음악을 튼 소동 이후 독방에서 나와, 동료 죄수들과 희망에 관련된 얘기를 할 때, 앤디는 희망에 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레드는 희망에 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면을 보아 앤디와 사상적으로 어느 정도 대립했던 것으로 보인다.
앤디가 탈옥하고 얼마 후인 복역 40년 차에 가석방 심사를 받는다. 범행을 후회하냐는 심사관의 질문에 후회는 잘못을 저지른 후부터 늘 후회하여 젊은 날 자신을 꾸짖고 싶으나 이제 그 젊은이는 없고 그저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인만 있다며 가석방 시키지 말고 내 시간이나 좀 그만 낭비하라며 초연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오히려 가석방해도 좋다는 인상을 심어줬는지 통과해[14] 사회로 나가게 되지만 브룩스와 마찬가지로 역시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15] 그러던 중 앤디가 탈옥하기 전에 말한 장소로 가보기로 결심하고 그곳에서 앤디의 편지를 발견하여 지와타네호로 떠나며[16] 앤디와 재회하게 된다.
쇼생크 교도소장. 동료 간수들에게 예수님과 성서를 강조하고 성경의 몇 장 몇 절이라는 말만 듣고도 그 내용을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지만, 돈을 벌기 위해 각종 비리를 저지르고 교도소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죄수들을 탄압하는 잔혹한 성품을 가진 악질 위선자이다. 해들리의 소개로 앤디의 연줄이 생긴 이후 그를 포섭해 자신의 돈을 세탁하게 만든다. 그가 검은 돈을 벌어들인 방법은 바로 주 정부에서 발주하는 토목 공사에 죄수들을 일손으로 투입시키는 것. 죄수들의 교화를 목적으로 무료나 다름없는 노동력을 사회에 제공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 홍보하는데, 사실 이는 밑밥이고 토목 공사를 따내려는 다른 건설업자에게 사업권을 넘겨주는 대가로 막대한 뇌물을 지속적으로 받아먹고 있었다.
후에 앤디가 억울한 누명을 썼다며 재심을 받아야 한다는 등의 언급을 하자 살짝 당황하게 된다. 자신의 비리에 관한 약점을 쥔 앤디가 혹시나 사실을 발설하면 큰일나기 때문이다. 앤디는 절대 사실을 발설하지 않겠다며 풀어달라고 빌지만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의 무죄를 증명할 사실상 유일한 증인인 토미를 죽인 뒤 반항하는 앤디를 독방에 오랫동안 가두고는 협조하지 않으면 애써 만든 도서관을 태워버리고 거기에 보태서 독방에서 끌어내 게이들이 가득한 혼거방에 가둬 집단 강간당하게 만들어주겠다고 협박한다.[18] 참다 못한 앤디는 탈옥해 노튼의 검은 돈을 모조리 인출하고, 성경과 바꿔서 가지고 나간 돈세탁 회계 장부와 쇼생크의 실상을 폭로하는 편지를 신문사에 보내, 체포하러 온 경찰들과 기자들이 사무실 문 앞까지 들이닥친다. 노튼은 이에 방문을 닫고 리볼버를 꺼내 문에 겨누면서 저항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내 무의미함을 깨닫고 절망하며 총으로 자신의 턱을 쏘아 자살한다. 방 벽에 붙은 '심판의 날이 곧 오리라'는 십자수 액자대로 결국 심판을 받은 셈이다. 겉으로는 참된 그리스도인 처럼 보였으나 가룟 유다와 같은 최후를 맞이하였다. 참고로 가롯 유다도 예수를 배반하고 나서 반성이나 회개하지 않고 그냥 자살해버린다.
이 역을 맡은 밥 건튼은 다른 작품에서도 능구렁이같은 악역이나 권위적인 인물 역할에 전문인 배우이다. 게다가 스티븐 킹의 또 다른 소설 돌로레스 클레이본의 영화판에서도 못된 은행 직원 역할로 등장한다. 다만 완전한 악역은 아니고, 작중 배경 시대의 남성 위주의 사회 분위기에 무식한 시골 여자를 깔보는 사고관을 배경에 깔고는 있지만 그래도 말은 통하는 인물로 나온다.
작중에서 앤디, 레드와 친하게 지내는 죄수들이 여럿 나오지만, 그중에서도 출연 분량이 가장 많은 인물이다. 앤디를 포함한 새로운 수감자들이 들어올 때 동료들과 누가 제일 먼저 울음을 터뜨릴지 내기에서 자신이 점찍은 뚱뚱한 죄수에게 강간 대상으로 찍혔다는 걸 일부러 말해준다.[19] 덕분에 내기에서 이겼으나 그 결과 뚱뚱한 죄수가 해들리에게 구타당해 머리가 깨져 죽었다는 걸 알자 약간 충격받은 듯한 표정을 보여준다. 앤디가 죽은 죄수의 이름은 뭐였는지 묻자 죽은 놈 이름이 무슨 소용이냐며 괜히 감정적으로 과민 반응한다. 본래는 앤디를 좀 이상하게 보고 있었는데, 옥상에서의 일을 계기로 사이가 좋아진다. 작중에서 은근히 개그 캐릭터 담당. 굳어서 석화된 말똥을 돌인줄 알고 가져와 자랑한다든가,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몽테크리스코'로 뒤마(Dumas)를 덤애스(Dumbass)[20] 로 읽는다든가 말이다. 얼굴과는 다르게 꽤 개그적이고 재밌는 사람이다. 욕도 굉장히 찰지고 유머스럽다.
이 역을 맡은 윌리엄 새들러는 그린 마일[21] 의 살해된 아이들의 아버지, 미스트에서 카모디 부인의 추종자로 나오면서 스티븐 킹-프랭크 다라본트의 3편에 연달아 출연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쇼생크 탈출에선 평범하게 비호감적인 캐릭터로 많이 나오지만 배우 본인은 코넬 대학교를 졸업한 수재다.
쇼생크 교도소 보안과장. 교도관들 중 최선임자로 교도소의 2인자다.[22] 노튼 소장의 최측근이면서 그의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는 오른팔 겸 앞잡이인 행동대장 포지션이다. 큰 덩치만큼 힘도 세고 성격이 굉장히 포악해 사사건건 죄수들을 괴롭히는 건 물론이고, 수틀리면 곤봉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기로 악명이 높다.[23] 아예 영화 초반에선 감옥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 심약해 밤중에 집에 가고 싶다고 어린 아이처럼 애원하는 죄수 한 명을 꺼내 구타했고[24] 결국 다음 날 그 죄수는 죽어버렸다. 그 죄수를 겁쟁이라며 놀리던 다른 죄수들도 다음 날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착잡해하고 겁에 질렸을 정도다.
어느 날 유산을 받게 되면서 내야 할 막대한 상속세를 앤디 덕분에 한 푼도 안 내게 되면서 연을 맺어 든든한 빽이 되어준다. 앤디를 괴롭히던 보그스 패거리를 손봐줘 불구로 만들어 앤디를 건드리는 죄수들이 싹 사라졌을 정도.[25] 이후 다른 교도관들에게도 앤디를 소개시켜줘 각종 재정 상담을 받게 한다. 앤디를 도서관으로 발령보낸 뒤 보안과장 디킨스가 찾아와 아이들 교육비 때문에 앤디에게 상담을 받은 걸 시작해서, 아예 매년 세금 정산 기간마다 교도관들의 세금을 정리해준다.[26]
나중에 앤디가 무죄를 주장하며 감방에서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걸 탐탁치 않게 생각한 노튼의 명령을 받아 토미를 M14 소총으로 사살하며, 마지막에는 앤디가 쇼생크의 비리를 폭로하면서 결국 구속된다. 레드가 들은 바로는 계집애처럼 질질 짜면서 끌려갔다고. 권력을 이용해 죄수들을 폭행하고 심지어는 죽인 적도 있으니 처벌은 꽤 무거울 듯하다. 이후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나마 다행히도 쇼생크에 갇히진 않은 듯하지만, 교도관 출신이었으니 동료 죄수들에게 화풀이로 험한 꼴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분명 선인은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노튼 만큼 이미지가 나쁘지는 않다. 우선 죄수들에게 맥주를 줄 때에는 기분이 좋아서 그랬다고는 해도 굉장히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줬고, 앤디에게 몹쓸 짓을 한 보그스를 통쾌할 정도로 처절하게 응징해줬다. 사실 거의 초반부터 앤디의 든든한 빽이 되어주며 실컷 이득을 봤을지언정 앤디와 동료들을 괴롭히는 모습은 거의 안나와 잘못 보면 동료처럼 보일 정도다. 프리즌 이스케이프에 나오는 교도관 몽고와 매우 비슷한 포지션이지만 주인공 일행을 깐깐하게 감시하고 압박하며 괴롭히는 몽고와 달리 해들리는 그렇게 주인공들에게 압박감과 불안감을 주지 않는다. 몽고는 그렇게 열받게 하는 악역이 아님에도 해들리에 비해 주인공들을 많이 못 살게 굴었다. 물론 초반에 심약한 죄수를 때려죽이고 후반에 토미를 사살하는 등 악인인 건 분명하기에, 제대로 인과응보를 맞이하긴 했다.
어찌보면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 배역 중 하나인데 대사가 많이 없다. 죽은 형의 유산에 대해 이야기 할 때가 가장 많고 그 뒤로는 거의 대사가 없는 표정 연기만 주로 보여준다. 감독의 의도된 연출인지는 모르겠으나 배우의 표정 연기가 일품이다.
해들리를 연기한 클랜시 브라운은 키가 192cm나 되는 거구인데도[27] 팀 로빈스보다는 작아 평범해 보인다. 사실 해당 영화 내 최장신인 팀 로빈스 뿐만이 아니라 모건 프리먼, 밥 건튼 역시 키가 크기 때문에 192cm나 되는 장신이 별로 부각이 안 된다. 같이 세워놓으면 키가 비슷하다. 아무래도 로빈스의 키에 맞춰 꿀리지 않는 위압감을 보여야 하는 배우들을 섭외해야 했기 때문인 듯한데 그래도 팀 로빈스가 호리호리하게 나오는 것에 반해 클랜시 브라운은 크고 다부진 체구를 가지고 있어 그를 가지고 조금 커버가 된다.
후반에 새로 들어오는 젊은 신입 죄수다. 가전제품 상가에서 도둑질을 한 죄로 2년 징역을 받았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연상되는 헤어스타일에 상당히 활발한 성격으로 입담이 좋아 앤디 일행과 금방 친구가 된다. 인상은 팔에 하트무늬 문신이 있는 껄렁거리는 양아치이지만, 앤디를 실망시킨게 미안해서 도리어 자신한테 화를 냈다든지, 노튼이 토미를 죽이기 직전 마음을 떠보려고 증인이 될수 있냐고 물어볼 때 은인인 앤디를 도울 수 있어서 아이처럼 기뻐한다든지 등, 아예 흉악범 또는 사이코패스, 인간말종하곤 거리가 먼 인성을 지녔다.
아내와 어린 딸이 있는지라 감옥에서 마음을 다잡고 앤디의 가르침을 받아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등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지만[28] , 앤디와 레드에게 앤디의 부인을 죽인 진범일 가능성이 높은 녀석의 이야기를 해주게 되고, 앤디가 노튼에게 이걸 말하면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달라고 했으나 자신의 비리 행위를 전부 아는 데다 일 잘하는 앤디를 놔주기 싫은 노튼에 의해 제거당한다. 노튼은 일부러 토미를 교도소 입구로 불러내고, 토미가 한 말이 정말 사실인지 캐물은 다음[29] 해들리에게 그를 쏴죽이게 하는 것으로 출소가 몇 달 안 남았는데 참지 못하고 탈옥하다 죽은 것처럼 은폐한다.[30] 하지만 그 전에 간수 하나가 토미의 검정고시 합격 사실을 앤디에게 전해주었으며, 소장이 손을 쓴 것을 간파해 분노하여 결국 탈옥을 결심하게 된다.
이 역을 맡은 길 벨로우즈는 캐나다 출신의 배우로 이 영화 촬영 이후 3년 뒤에 앨리 맥빌이라는 유명한 드라마에 주연으로 출연하여 크게 인기를 끈다. 하지만 본인은 드라마가 완결되기 전에 중도 하차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후 이 배우는 연예계 생활을 계속 하기는 했지만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마다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해 묻혀 조연급 배우로 전락했다.
쇼생크 감옥에서 무기징역 선고를 받은 뒤 50년 동안 수감된 노인 장기수로 상당히 얌전한 성격이다.[31] 앤디가 처음 쇼생크 감옥에 왔을 때는 작은 수레에 다 들어갈 정도의 양 밖에 없었던 쇼생크 서고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었다. 우발적으로 아내를 때려 죽인 뒤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설정상 교도소장 노튼이나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 못지 않게 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였고[32] 이 때문에 감옥 안에서는 나름 지식인으로 대우 받는다.
그러다 갑자기 어느 날 헤이워스를 잡고 인질극을 벌이는데[33] , 그 이유는 가석방을 받게 되었지만 감옥에 더 있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미 나이도 너무 들었고 감옥에 있는 것이 너무 익숙해져 사회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상황이 악화되기 전 앤디의 설득으로 울음을 터트리고 인질극을 그만둔다.[34] 감옥에 있을 때는 "제이크"라는 이름의 까마귀를 새끼일 적부터 길렀는데[35] , 풀려나기 전에 그 까마귀 제이크를 날려주고 떠난다.[36]
출소한 뒤 사회에서 슈퍼마켓의 점원으로 취업하지만 너무나 바뀌어버린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37] 끊임없이 두려움에 시달리며 방황하다, 결국 감옥의 친구들에게 편지를 쓴 후에 대들보에 "브룩스가 여기 있었다(Brooks was here)"는 유언을 써놓고 목을 매 자살한다. 레드는 편지를 받고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브룩스는 여기서 죽었어야 했다'고 한탄한다. 다른 친구 죄수들도 슬퍼하면서 브룩스처럼 오래 감옥에 있게 된다면 자신들을 비롯한 다른 죄수들도 그처럼 될 거라는 것을 깨달아 자신은 절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 다짐하면서도, 그것이 부질없는 몸부림이라는 걸 자각한다. 무조건적인 장기 징역형의 폐단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나중에 앤디가 주의회의 지원금을 받아 쇼생크 교도소 도서관을 확장했을 때, '브룩스 헤이틀런 기념 도서관'이란 이름을 붙혀 그를 추모한다.
훗날 가석방된 레드가 브룩스가 있던 가석방자용 방과 계산대 일을 이어받고, 그도 브룩스처럼 세상에 대한 부적응과 두려움, 친구를 만나지 못한다는 쓸쓸함을 느끼지만 앤디와의 약속 덕분에 브룩스가 남긴 유언 글귀 옆에 "레드도 여기 있었다(So was Red)"는 글귀를 새긴 후 앤디를 찾아간다.
심리학이나 인문학에서 제도화가 되어버린(institutionalized) 인물에 대한 대표적 예시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악질 죄수로 부하 서너 명을 이끌고 다니는 동성 강간마 깡패다.[39] 레드의 언급에 따르면 게이들은 적어도 같은 인간이지만 저놈은 인간도 아니라고 할 정도다. 훤칠하고 잘생긴데다 상대적으로 여성스러워 보이는 앤디를 자신의 성욕 해소를 위한 도구로 간주하고, 패거리와 함께 기회만 되면 수도 없이 패고 강간을 한다.[40] 하지만 앤디가 해들리를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교도관들과 노튼 소장까지 연을 맺게 되면서 상황이 바뀌게 된다. 한번은 앤디에게 뭔가를 빨 것을 강요했는데, 정작 앤디가 물어버리겠다고 역으로 협박하며 글도 못 읽는 문맹이라고 조롱하자 죽지만 않을 정도로 팼고, 이로 인해 앤디는 한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이 때문에 독방에 일주일간 갇혔다 나오는데, 자기 감방에 들어서자마자 만난 건 다름아닌 입원한 앤디의 빽인 해들리와 교도관들. 당연히 해들리와 그의 부하 교도관한테 똑같이 죽지 않을 만큼만 얻어맞은 끝에[41] 결국 불구가 되어 병원으로 이송된다. 레드의 회상에 의하면 평생 걷지도 못하고 음식도 호스로 섭취해야 할 신세가 되었다고 한다. 저항 못 하는 사람을 괴롭히는 걸 삶의 낙으로 여기는, 정말 사회로부터 격리되는 것이 바람직한 인간 쓰레기로, 더 악질인 소장에게 사주를 받은 해들리와 교도관들에게 회복 불능으로 두들겨 맞는 모습은 결국 제 아무리 다른 죄수들을 괴롭히던 보그스라도 교도소 내의 절대적 위치에 있는 소장과 그의 심복 해들리 앞에서는 한순간에 개박살 나는 존재에 불과함을 보여준다.[42][43]
이 역을 맡은 마크 롤스톤은 꾸준히 주, 조연으로 출연하며, 괜찮은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성룡의 할리우드 영화 러시 아워나 디파티드 같은 영화에서도 꽤 비중 있는 조연을 맡는 등 여러 영화, 드라마에서 꾸준히 얼굴을 비추고 있다.
- 뚱뚱한 죄수
7. 줄거리[편집]
대형 은행의 부지점장으로 남부러울 것 없이 살던 앤디 듀프레인(Andy Dufresne)이라는 주인공이 아내와 그녀의 정부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메인 주 주립 교도소 쇼생크(Shawshank)[46] 에 갇히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앤디 듀프레인은 어쩌다가 아내가 프로 골퍼와 불륜을 저지른다는 걸 알게 된다. 크게 분노한 앤디는 술을 퍼마시고 충동적으로 자기 집에서 놀아나는 두 남녀를 권총으로 쏴 죽이려고 했지만, 차를 몰고 집 앞에 와 들어서기 직전에 그만두고 총은 강에 던져버린다. 그리고 술을 왕창 마시고 집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다음날 어이없게도 아내와 정부 살인 혐의로 체포된다.[47] 앤디는 모든 걸 사실대로 증언하고 그에 따라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이지만, 아무리 찾아도 강에 버렸다는 총이 발견되지 않은 탓에 무죄를 입증할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 골치 아픈 건 자동차 바퀴 자국이나 지문이 찍힌 술병같은 불리한 증거는 집 근처에서 버젓이 발견되었다는 것. 게다가 자신이 잘못한 게 없기 때문에 재판장에서 냉철한 모습을 보인 것이 "아내가 죽었는데도 슬퍼하는 기색이 없는 사이코패스 같은 살인자 아닌가?"라는 배심원들의 의견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고 만다.[48] 결국 1947년, 앤디는 자신이 결백하니 곧 풀려나리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두 번의 종신형을 선고 받아[49] 쇼생크 교도소에 투옥당한다.[50]
작중 화자는 모건 프리먼이 연기한 레드라는 흑인[51] 으로, 교도소에서 교도관 몰래 바깥의 물건을 입수해 죄수들에게 판매하는 일을 하는 장기 복역자다. 그는 자동차를 고장내서 아내를 살해하고 그 사고로 지나가던 행인도 사망케 하여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채 쇼생크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앤디를 비롯한 새로 들어온 죄수들 중 누가 먼저 울음을 터트리나 다른 죄수들과 내기를 했는데, 레드는 가능성이 가장 낮음을 직감하면서도 앤디에게 이끌려 그에게 걸었다. 그날 밤 대부분의 죄수가 예상했던 대로, 뚱뚱한 죄수가 가장 먼저 멘붕하여 울음을 터트리며 감방에서 꺼내 달라고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런데 감방의 죄수들 모두가 뚱보 죄수를 마구 비웃으며 밤 중의 교도소가 매우 소란스러워졌고, 하필 당일 당직이 난폭한 보안과장 해들리였다. 뚱보 죄수는 정신이 나간 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해들리는 욕설을 내뱉으며 그 입을 닥치라고 경고한다. 뚱보 죄수에게 담배를 건 헤이우드는 한창 비웃음을 퍼붓다 해들리가 나타나서 언성을 높이자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해 표정이 굳고 만다. 아니나 다를까 뚱보 죄수가 계속 억울하다고 부르짖자 해들리는 감방 문을 열고 그를 끌어내 마구 폭행한다. 어찌나 난폭했던지 처음에는 농담을 내뱉던 죄수들도 하나 같이 모두 입을 다물고 조용해졌고, 해들리는 실컷 폭행을 가하다 다친 죄수는 의무실에 처넣고[52] 다른 죄수들에게는 한 번만 더 소란을 일으키면 다 죽여버리겠다고 경고하며 자리를 뜬다. 그런데 의무실의 의사는 이미 퇴근한 뒤였고, 뚱보 죄수는 치료한 번 못 받고 아침까지 방치된 끝에 사망하고 만다.[53]
입감 후 세탁실에서 작업을 하던 앤디는 어느 날 교도소 작업장 중 하나로 보이는 자동차 번호판 공장의 지붕 공사에 인부로 지원하여 일주일 간 일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54] 지붕에서 방수 작업을 하던 도중, 해들리가 동료들에게 동생의 죽음으로 3만 5천 달러의 유산을 받게 되었는데 상속세를 엄청 떼어갈 거라고 투덜대는 것을 들은 앤디는 대뜸 다가가 '아내를 믿느냐'고 묻고, 어이가 없고 불쾌한 마음에 화가 난 해들리는[55] 앤디를 두들겨 패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곧바로 지붕 아래로 던져버리려 한다. 하지만 앤디가 침착하게 '유산을 직접 받지 말고 아내에게 증여하는 형식으로 돌리면 6만 달러까지는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며 질문의 의도를 설명해주자 진정한다. 앤디는 그 과정에서 필요한 법적인 문제를 모두 해결해 단 한푼도 세금을 내지 않고 유산을 받게 해주겠다고 제안하고, 해들리는 조금 솔깃한 듯 했지만 이내 아내를 죽인 놈의 말을 믿느니 변호사를 고용하고 말겠다고 한다. 하지만 앤디가 자신에게 맡겨주면 직접 서류 처리까지 해줄테니 변호사 선임비도 아낄 수 있다고 다시 한 번 제안하고, 대가로 요구한 것은 그저 지붕 공사중인 수감자들에게 맥주 세 병 씩만 달라는 것. 이후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해들리가 그 거래를 받아들이고 앤디가 장담한 대로 수월하게 풀렸는지, 곧바로 해들리가 진짜로 죄수들에게 시원하게 아이스박스에 담아놓은 맥주를 돌리는 장면이 나온다. 어지간히 기분이 좋았는지 시원할 때 얼른 마시라는 말까지 해주는데, 레드는 어이없을 정도로 평소의 성질 더러운 모습은 온데간데없는 자상한 말투였다고 독백한다.[56]
이 때 맥주를 마시는 죄수들을 배경으로 "맥주 세 병으로 마치 우리집 지붕 공사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는 레드의 명대사가 나온다.[57][58] 헤이우드가 정작 당사자인 앤디에게는 안 마시냐고 묻자 앤디는 술을 끊었다고 답한다.[59]
그 일을 계기로 사회에서 유능한 은행가였던 앤디는 자신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여 교도관들의 연말 결산이나 교도소장의 돈세탁 등을 도맡아준다.[60] 미국 세무 체계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미국은 세금을 신고하는 일이 정말 복잡하고 어렵다. 본인이 직접 하려면 수많은 서류들을 보고 머리를 싸쥐어야 하는데 실수라도 했다간 곤경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1940년대~1950년대 무렵에는 컴퓨터는 커녕 계산기도 많이 없어 계산자가 현역이었다. 그러니까 이런 작업들을 전부 사람 손으로 해야 했다. 그렇다고 회계사를 고용하자니 그건 그거대로 돈이 들고... 그런데 유능한 은행원 출신 앤디가 직접 세금 관련 처리를 완벽하게 대신해주고 세금 감면이나 제테크 같은 조언까지 해주며, 그 댓가라 해봤자 기껏해야 편의를 좀 봐주거나 맥주나 담배같은 것만 조금 찔러주면 되는 것이니 싫어할 이유가 없던 것이다.
한편 앤디는 입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그를 노리던 강간범 보그스 패거리에게 겁탈 당할 위기에 처한다.[61] 앤디는 절대 순순히 굴복하지 않고 맞서지만, 이에 그들은 앤디를 무지막지하게 폭행하고 결국 강간하게 된다. 이것이 어느 정도 일상이 되어 앤디는 저항해서 도망치는 경우가 반, 폭행당하고 겁탈당하는 경우가 반이 될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죄수들을 위한 특별 영화 감상 때 앤디는 다시금 보그스 패거리에게 끌려가 구강성교를 강요당하는데, 이때도 앤디는 거부하며 만약 자신에게 강제로 구강성교를 강요해 자기 뇌에 손상을 가하면 그 충격으로 무는 힘이 가해져 지렛대를 이용해야 겨우 입을 벌릴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성기를 씹어 삼켜버릴 거라며 저항한다. 이때 보그스는 그걸 어떻게 아냐고 하자 당연히 책에서 읽었다며 넌 까막눈이니 그것도 모르냐고 깠다. 이에 열받은 보그스는 패거리와 함께 앤디를 더 심하게 폭행하여 한 달 동안이나 병원 신세를 지게 만든다. 그런데 이 일로 일주일간 독방에 갇혔던 보그스가 자기 감방으로 돌아오자 나타난 건 진압봉을 든 해들리와 교도관들이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그들에게 도움을 주던 앤디가 입원을 했으니, 그동안 돈 관리를 못 받아 빡친 해들리와 교도관들이 보그스 패거리들을 족쳤고[62][63] , 이제 마지막으로 보그스만 독방에서 나오길 기다리던 것이다. 결국 보그스는 죽지 않을 만큼만 얻어맞아[64] , 평생 걷지도 못하고 음식도 빨대로 먹는 불구가 돼서 수감자 전용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2년 동안 앤디에게 각종 폭행과 성범죄를 저질렀는데 결국 돌아오는 죗값이 혹독하게 되었다.
이후 레드의 나레이션에 의하면 더 이상 감히 앤디를 괴롭히는 죄수들이 나오지 않게 되면서 앤디는 일종의 쇼생크 교도소의 '악어새'같은 존재가 되었다. 이는 작중에서 "교도관들과 친구가 되었군."이라는 동료의 말에 앤디가 "친구는 아니고 말 잘 듣는 애완동물이겠죠."라고 대답하는 장면에서 표현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앤디는 취미로 돌을 다듬기도 하고[65] , 앤디의 진가를 알아본 소장의 배려로 도서관에 배치되어 사서 일을 하는 브룩스[66] 와 함께 일하게 된다. 그 후 의회에 끈질기게 청원한 끝에 결국 소장의 도움으로 지원도 받아내어 친한 수감자들인 레드, 헤이우드와 함께 브룩스가 관리해온 매우 부실한 도서관의 수준을 아주 크게 향상시키며 죄수용 도서관도 꾸미는 등 비교적 안락한 수감 생활을 이어나간다.
어느 날 갑자기 얌전하고 친절한 성격의 브룩스가 굉장히 흥분한 상태로 도서관에서 헤이우드에게 날붙이를 들이밀어 소동을 벌인다. 소식을 들은 앤디와 동료 수감자들이 급히 뛰어가보니 브룩스가 헤이우드를 죽여버릴 거라고 소리치는데 앤디가 진정시키고 레드와 동료들이 도와 미안하다며 울음을 터뜨리는 브룩스를 달랜다. 도대체 뭘 어쨌길래 브룩스가 그런 거냐며 동료들이 헤이우드를 나무라지만 알고 보니 브룩스는 바로 직전에 가석방 허가를 받았고 이를 알게 된 헤이우드가 잘 가라고 인사를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50년을 교도소에서만 지내온 브룩스는 이제서야 바깥 세상에 나가야 된다는 것에 오히려 극심한 두려움을 느꼈고, 가석방을 취소시키려 감정적으로 저지른 일이었다.[67] 교도소를 나가기 전에 더는 널 돌봐줄 수 없다며 자유롭게 살라고 자신이 키운 까마귀 제이크를 떠나보낸 뒤, 브룩스는 홀로 쓸쓸히 교도소 문을 나선다. 이때 교도관들이 잘 가라며 인사하는 걸 보면 교도소 내에서 나름대로 인망이 깊은 듯하다. 가석방자들이 지낼 숙소를 배정받고 식료품점에서 일하도록 직업도 받았지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쓸쓸함, 자신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직장 사람들, 무엇보다도 본인이 우려했던 그대로 반세기 동안 너무나도 변해버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68] 출소 전에 떠나보낸 제이크를 그리워하며 일이 없을 땐 공원에서 비둘기에게 먹이 주는 정도밖엔 할 게 없는 브룩스는 매일 악몽에 시달린다. 식료품점에서 총기 강도 사건을 벌이면 쇼생크 교도소로 다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그런 짓을 벌이기에 자신은 너무 늙어버렸다는 걸 깨닫는다. 결국 브룩스는 앤디와 동료들에게 "나 같은 늙은 도둑 하나쯤 사라진다고 소란을 피우진 않겠지. 헤이우드한테는 미안했다고 전해 줘."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후, 자기 방의 천장 벽에 칼로 '브룩스가 여기 있었다.'라고 새기고는 목을 매 자살한다.
출소한 브룩스에 대해 잡담을 나누는 중 레드가 말한다.
"참 이상하지, 이 감옥 벽들 말이야. 처음에는 싫어하다가 곧 적응하게 되어버리고 어느 순간엔 의지하게 되거든."
앤디가 수감 생활을 한 지도 어언 19년째.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그는 가석방된 후 너무 변해버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끝내 스스로 목을 매달아 비극적인 최후을 맞이한 선배 수감자 브룩스를 추모하는 '브룩스 기념 도서관'의 사서를 겸직한다. 한편, 교도소장 노튼은 수감자들을 무료 인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각종 인프라 건설 사업에 수감자를 투입하고는, 자기 일감이 줄어드니 좀 봐달라며 접근하는 관련 업자들에게 뇌물을 받으면서 자신의 배를 불려나간다. 앤디는 실제로는 없는 가상인물의 명의로 계좌를 만들어 이렇게 뇌물로 받은 돈을 세탁하는 일을 하게 된다. 이런 밀월관계 때문에 앤디는 소장에게도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로큰롤을 좋아하는[69] 젊은 양아치 죄수 토미가 절도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새로운 수감자로 들어온다. 뺀질거리고 조금 건방지지만 쾌활하고 사교성이 좋은 토미는 금세 다른 죄수들과 친해지고, 특히 앤디를 유난히 따르게 된다. 앤디는 그의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도와 토미가 새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준다.[70] 하지만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치른 후 토미는 시험지를 구겨 쓰레기통에 처박으면서 쓰레기통에 명중했으니 고작 2점을 받은 것이라며, 시험 내용이 자기에게는 중국말이나 다름 없었다고 흥분해 마구 욕설을 퍼붓는다. 그러나 이내 레드에게 자신을 잘 돌봐준 앤디를 볼 면목이 없어서 그랬다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한다. 레드가 앤디는 토미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그를 달래자 토미는 앤디가 어쩌다가 감옥에 오게 됐냐고 묻는데, 살인죄로 들어왔다는 말에 거짓말 말라는 듯이 웃는다. 레드는 앤디가 바깥에서 잘나가는 은행원이였고 정부와 놀아난 아내를 죽인 죄로 감옥에 들어오게 된 것이라는 말을 하자 토미는 사색이 되고, 레드는 심상치 않다는 표정으로 왜 그러냐고 되묻는다.
잠시 후 앤디도 있는 자리에서 토미는 우연히 자신이 만났던 다른 감옥의 수감 동료들 중 엘모 블레치라고 쉬지 않고 얘기를 떠들어대는 작자에 대해 얘기한다. 우연히 그 인간에게 누구를 죽여봤냐고 묻자 몇 년 전에 컨트리 클럽에서 일하다 캐디놈의 집을 털러갔는데 그놈이 일어나서 자기에게 좆같이 굴자(gives me shit) 죽여버리고 같이 있던 맛깔나는 년(tasty bitch)도 같이 죽였다고 낄낄댔다고 한다. 근데 알고 보니 그 년이 잘나가는 은행원의 마누라인데 바람을 피웠고, 그 은행원이 다 뒤집어썼다면서 광소했다는 얘길 해준다.[71] 너무나도 그럴듯한 얘기에 어쩌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다고 생각한 앤디는 소장에게 자신의 결백을 밝혀 달라고 부탁한다.[72] 하지만 소장은 자신의 검은 뒷거래를 모두 아는 데다 너무도 편리한 앤디를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소장은 처음에는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닌 토미가 앤디에게 잘 보이려고 거짓말한 것이라고 주장하다 설령 사실이라고 해도 엘모 블레치가 갑자기 무릎을 꿇고 자백하기라도 할 것 같냐면서 앤디를 단념시키려 한다. 앤디가 컨트리 클럽의 근무 카드라던가 이런 걸 바탕으로 어떻게든 재심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하지만 소장은 옹고집인데, 앤디가 왜 이렇게 나몰라라[73][74] 하냐고 하자 소장은 앤디가 자신에게 개긴다고 여기기 시작했는지 표정이 싹 바뀌기 시작하더니 황당한 망상을 가지고 사람 괴롭히지 말라고 그를 그냥 내보내려다 앤디가 석방된다고 해도 돈세탁한 건 어디가서도 얘기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자, 어디서도 돈 얘기 꺼내지 말라고 욕설을 퍼붓더니 괘씸죄로 독방에 한 달 간 가둔다.[75] 그동안 노튼은 밤에 으슥한 곳으로 토미를 불러 내더니 자신이 앤디를 석방시켜주려면 추호의 의심도 없어야 한다면서 그가 앤디를 위해 판사와 배심원들 앞에 나서서 성경에 대고 진실만을 말할 것이라고 맹세하고 증언할 수 있는지 물어본다. 토미는 반드시 앤디를 위해 증언할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 소장은 토미가 진짜 앤디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는 인물인지 확인해보려는 것이었다. 결국 소장은 해들리를 시켜 토미를 소총으로 쏴 죽이고 탈옥 시도자를 사살한 것으로 위장해버린다. 더더욱 안타까운 건 독방에 갇혀 있던 앤디에게 배식을 해주던 교도관이 언급한 바로는 토미가 C+로 아슬아슬하게 검정고시에 합격했다고 한다.[76]
한 달 후 폐인이 되어 독방에 쓰러진 앤디에게 노튼은 어차피 토미는 탈옥하려다 안타깝게 죽었으니 다 떨쳐내고 하던 일을 하자고 설득한다. 하지만 하술하는 것처럼 여러 정황상 소장이 입막음을 위해 토미를 암살했다는 걸 짐작한 앤디는 토미가 죽었다는 소식에 "다 끝났어요. 그 더러운 일은 다른 사람을 찾아봐요."라고 중얼거린다. 앤디를 비롯한 레드와 동료들은 소장의 흉계임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 사실상 무기 복역자인 자신들과 달리 토미는 6개월만 견디면 당당히 출소할 수 있었고, 검정고시도 합격했기에 무모하게 탈옥을 시도할 이유가 전혀 없었으며 게다가 자신을 기다리는 젊은 아내와 어린 딸까지 있는 상황이었다. 누가 봐도 토미가 탈옥하다 사살당했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다. 결정적으로 토미는 자신의 은인 앤디를 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러자 노튼은 앞으로는 특혜도 없고 게이 죄수들이 득실거리는 방에 넣을 것이며 도서관도 철거할 거라며 앤디를 협박한다.[77] 그리고 동행한 해들리에게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한 달 더 주자고."라고 말한다. 독방문은 다시 닫히고 어둠 속에 한줄기 빛만이 좌절한 앤디의 얼굴 위로 비춘다.
그렇게 2개월 간의 독방 생활을 마친 앤디는 삶에 의욕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무기력하게 노튼과 해들리의 잡일들이나 하며 죄수이지만 한때 차분하고도 유쾌하게 동료들과 생활을 꾸려나가던 모습은 온데간데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레드에게 혹시 쇼생크에서 나가게 된다면 자신이 말한 어느 장소를 찾아가 달라고 부탁을 하고, 마치 목을 매려는 사람처럼 헤이우드를 통해 6피트(1.8m) 짜리 밧줄을 하나 구한다. 단순한 헤이우드는 별 생각 없이 그걸 구해다줬고 나중에 식사하던 도중 무심코 얘기했다가 레드를 포함한 다른 죄수들에게 질타를 받자 설마 그런 용도로 사용할 줄은 몰랐다며 탄식한다. 레드는 그날 밤은 쇼생크의 어느 날보다도 길게 느껴졌다고 회상하며 앤디가 극단적인 선택만은 하지 않기를 빌었다.
다음 날 아침, 점호 시간에 앤디가 감방에서 나오지 않자 모두가 이상하게 여기고, 당직 교도관이 직접 그의 감방으로 간다. 동료들은 앤디가 목을 매달았을 거라고 생각해 걱정스레 쳐다보는데... 앤디는 자살한 게 아니라 아예 사라져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것처럼 보였던 건 앤디가 아니라 세로로 나열한 베개 2개였다.[78]
경악한 소장은 교도관들을 소집하고, 앤디와 가장 친한 레드를 불러 질책하지만 어리둥절한 것은 레드도 마찬가지라 딱히 소장에게 뭐라 말할 만한 것도 없었다. 여기서 이날 아침 점호를 맡은 간부급 교도관[79] 을 앤디의 감방으로 불러와 갈군다.[80]
분노한 소장은 화풀이로 체스말 모양으로 앤디가 조각한 돌들을 레드와 교도관들에게 집어던지고, "(아무 것도 모르는 네놈들에게 묻느니) 차라리 얘한테 물어볼 걸 그랬다."고 비아냥대며, 벽에 붙은 핀업 포스터[81] 에다가도 집어던지는데 돌이 포스터를 뚫고 나갔다. 튕겨 나오지 않고 오히려 구멍이 나며 바람이 솔솔 불자 모두들 놀라서 포스터를 쳐다보고 소장이 포스터를 뜯어내자 거기엔 사람 한 명이 기어서 지나갈 정도 크기의 구멍이 길게 뚫려 있었다.
1966년, 앤디 듀프레인은 쇼생크에서 탈출했다.
사실 앤디는 자살이 아니라 탈옥을 결심한 것이었고, 복역 기간 내내 조금씩 벽을 파나간 것이었다. 죄수들이 벽에 이름을 새겨놓은 걸 본 앤디가 자기도 이름을 새기려다 보니 벽이 굉장히 무르다는 걸 깨달았다. 실제로 배경이 되는 1940년대의 콘크리트의 경도는 별 볼 일 없었다고 한다.[82] 굴을 파는 데 쓰인 건 그 조그만 암석 해머였다.[83] 레드에게 여자 포스터를 구해달라고 부탁한 건 무료함을 달래는 감상을 위해서가 아닌 벽을 감추기 위한 용도였고, 성경책은 작업에 쓸 망치가 들키는 걸 막는 위장용이었다.[84] 탈출 전 소장이 앤디의 감방을 수색할 때 앤디가 가지고 있던 성경을 집어들자 앤디가 불안한 듯이 눈을 약간씩 굴리면서 말하는 장면이 복선이었다. 만약 소장이 성경을 펼치기라도 했다면 소장에게 밉보여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최악의 경우엔 계획이 죄다 들통났을 것이다.[85] 덤으로 벽을 파면서 나온 돌 조각은 일부러 구멍을 낸 바지 주머니에 넣어서 여가 시간에 운동장에 버렸다.[86] 취미 생활로 돌을 조각하던 것도 돌 조각에 대한 의심을 완화시키기 위한 위장인 것.[87] 참고로 앤디는 원래는 돌조각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고 어떤 일을 계기로 체스가 두고 싶어진 앤디가 돌을 깎아서 체스말을 만들기 위해서 돌을 깎기 시작했다.[88]
자살하는데 쓰려는 줄 알고 걱정했던 밧줄은 앤디가 탈옥하는 동안 자기 소지품들을 방수 비닐 봉지에 넣어서 발목에 묶어놓는 용도였다. 소지품은 노튼이 세탁하라고 맡긴 정장과 깨끗하게 닦아놓으라던 구두[89] , 그리고 자신이 감옥에 있는 동안 만든 체스말[90] 과 체스판 등이었다. 그 상태로 구멍을 통해 하수관실로 들어간 앤디는, 폭풍우로 인해 천둥 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을 이용해 천둥 소리가 들리는 순간을 노려 하수관을 돌로 내리치면서 마침내 구멍을 뚫고, 구토할 정도의 오물이 가득한 500~600야드(약 457.2m) 길이의 하수구 파이프를 탈출하여 결국 자유의 몸이 된다.[91][92] 오물이 가득한 하수구를 통과해 개천으로 나와 죄수복을 황급히 벗고 비를 맞으며 양팔을 치켜드는 앤디의 모습은 이 영화의 명장면이다.
뒤늦게 교도관들과 지역 경찰이 앤디의 탈출 경로를 파악하고 수색했지만, 찾아낸 건 앤디가 입은 죄수복과 비누, 그가 벽을 파낼 때 쓴 다 닳은 암석 망치가 전부였다.
앤디는 탈옥할 때 가져온 노튼의 정장과 구두를 갖춰 입고, 검은 돈을 세탁하기 위하여 법망의 허점을 이용해 자신이 만들어둔 가상 인물 랜들 스티븐스(Randall Stephens)[93] 의 신분증을 토대로 자신의 신분을 세탁했다. 랜들 스티븐스의 신원은 애초에 앤디 본인이 꾸며내 운전면허, 출생증명, 사회 보장 카드 등도 있었으며 서명도 자기가 해오던 것이라 그 누구도 의심하지 못 했다. 그리고 노튼이 랜들 스티븐스의 계좌에 온갖 비리로 차곡차곡 모아둔 37만 달러의 비자금을 전부 인출했다. 탈옥 연도가 1966년이니 인플레를 적용해 환산하면 2024년 기준으로 대략 354만 달러(한국 돈으로 47억원)에 해당하는 거금이다. 앤디로서는 누명을 쓰고 고통의 세월을 보낸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보상이었다.[94] 더불어 포틀랜드 지역 신문사에 노튼의 비자금을 관리한 회계 장부와 쇼생크 내의 살인과 폭력에 대해 폭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편지를 보내 노튼과 해들리를 제대로 엿 먹이고 레드에게 엽서를 한 장 보낸 뒤 국경을 넘어 잠적한다. 이 편지에는 어떠한 내용도 쓰여 있지 않았지만 레드는 소인이 찍힌 장소가 텍사스 주의 포트 핸콕이라는 국경 마을임을 보고 앤디가 멕시코로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자유를 찾아 멕시코로 향하는 그의 환한 모습을 상상하며 웃는다.
경찰과 기자들이 쇼생크 감옥에 몰려왔고,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해들리가 먼저 체포되어 울기 직전인 모습으로 끌려간다.[95][96] 자신의 집무실에 있던 노튼은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에 무심코 집무실 벽을 보고, 거기에 걸려있는 "His judgment cometh and that right soon"이라는 문구가 클로즈업 된다.[97] 그리고 앤디의 성경을 펼쳐보고는, 그제서야 성경이 락해머를 감춘 비밀 보관소임을 뒤늦게 깨닫는다. 이윽고 밖에 경찰, 기자 등 사람들이 몰려들자 리볼버에 총알을 전부 채워넣고 저항해보려는 듯하다, 결국 모든 걸 체념하고 자기 턱에 대고 방아쇠를 당겨 자살한다.[98]
앤디가 탈옥한 통쾌함과 기쁨도 잠시, 다시금 죄수 생활 현실로 돌아온 레드는 절친이 떠난 허전함과 쓸쓸함을 느낀다. 그리고 다시금 시간이 흐른 후 레드는 가석방 심사를 받는다.[99] 예전에는 진정성이 없이 형식적인 모습만 보이며 '새 사람이 되었다.'고만 어필하던 이전까지와는 달리 자신이 이곳에 오게 된 계기를 짧게 설명하며 항상 젊었을 때 저지른 죄를 후회하고 반성하지만 이제 그 못난 젊은이는 가고 늙은이만 남았다면서 가석방을 해주든 말든 관심 없으니까 내 남은 시간 그만 빼앗고 가석방 불허 도장이나 찍으라고 초연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오히려 심사원들은 그런 레드의 심드렁한 모습에 정말 과거와 선을 그은 새 사람이 되었다 판단하고 가석방 심사를 통과시킨다.[100] 오랫동안 있던 쇼생크 감옥에서 나와 사회로 돌아온 그는 브룩스가 머물던 가석방 죄수를 위한 방에 그대로 오게 되고, 브룩스가 일하던 마트 계산대에서 그대로 일한다. 그 역시 오랜 세월 단절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며 점차 절망해 브룩스의 심정을 고스란이 깨닫는다. 그 예로, 일을 하다 잠깐 현장 상사에게 화장실에 가도 되냐고 허락을 구하자, 매번 화장실을 갈 때마다 굳이 허락을 안 받아도 되니 그냥 좀 다녀오라고 핀잔을 듣는다. 감옥에 40년이나 살면서 이런 사소한 것도 묻고 허락 받는 삶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제대로 고쳐지지가 않았던 것. 브룩스처럼 익숙한 감옥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 거리의 가게에 진열된 총을 바라보다[101] 그 위에 놓인 나침반을 보게 된 레드는 감옥에서 앤디가 레드에게 만약 밖에 나가면 자신이 아내와 데이트하며 청혼한 장소에 가서 어딘가에 묻힌 물건을 찾아달라고 자세하게 부탁을 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 그 장소에 한 번 가보기로 한다.
버스를 타고 그 장소에 도착한 레드는 뭔가를 발견한 듯 돌무더기를 파헤쳐보는데, 거기서 앤디가 묻어둔 양철통[102] 이 나온다. 주위에 누가 있나 조심스레 살펴본 레드가 열어보자, 그 속에서 현금[103] 과 편지가 나온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레드에게. 이걸 읽고 있다면 출감했겠죠. 그리고 이렇게 멀리까지 왔으면, 그보다 조금 더 멀리 갈 수 있을 거예요.[104]
내가 말한 동네 이름[105] , 기억하죠? 제 계획을 실행하려면 도와줄 수 있는 유능한 사람이 필요해요. 체스판을 준비해놓고 기다릴게요, 레드.기억하세요, 레드. 희망은 좋은 겁니다. 아마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몰라요.[106] 그리고 좋은 건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107] 이 편지가 당신을 잘 발견하길 바라고, 당신이 평안하길 바랍니다.
당신의 친구 앤디가.
편지는 레드가 감옥을 나와 그곳을 찾아올 것을 예상한 앤디가 탈옥 후 남긴 것이었다.[108] 그리고 그와 함께 있는 건 여비로 쓸 현금이 든 봉투였다. 이에 레드는 가석방 주거지를 이탈하여 국경을 건너 멕시코로 떠난다.[109] 이 장면에서 레드도 브룩스와 같이 "나 하나 사라진다고 소란을 피우진 않겠지. 늙은 도둑놈 하나 쯤이야"라는 대사를 하는데, 같은 대사여도 희망 없이 죽음을 택한 브룩스와 앤디를 만나겠다는 희망을 가진 레드와는 그 의미에 차이가 난다.[110] 앞에서 브룩스도 비슷한 말을 했지만 브룩스는 옷을 차려입고 가방을 챙긴 뒤 자살을 한 것과 달리 레드는 똑같이 나같은 가석방자 하나 없어진다고 난리치지 않을 거라며 옷을 차려입고 가방을 싸고는 그와 달리 정말로 여행을 떠나 브룩스와 레드 둘이 대비되는 모습이 명장면이다.
바쁘게 살든지, 아님 서둘러 죽든지...
정말이지 맞는 말이야.
나는 지금 내 일생에서 두 번째 범죄를 저질렀다. '주거 제한 지역 이탈죄'다.
이제 나 같은 늙은이가 어딜 가든 검문 받을 일도 없겠지만...
친구 생각에 너무 흥분돼서 엉덩이를 자리에 붙이고 있는 게 힘들었다.
이것이 바로 자유로운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이리라.
(희망을 찾아서)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긴 여행을 떠나는 자유로운 사람.
부디 국경을 무사히 넘기를 희망한다.
나의 친구를 만나 따뜻한 악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태평양이 내 꿈에서처럼 푸르름으로 가득하기를 희망한다.
나는 희망한다.
그리고 앤디가 말한 멕시코 바닷가[111] 에 도착한 레드는 낡은 보트를 수리하던 앤디와 감격적으로 재회하며 진정으로 자유를 되찾은 두 사람의 이야기가 끝난다.[112]
8. 명대사[편집]
워낙 명장면이 많은 영화인 만큼, 대사 중 대다수가 명대사로 손꼽혀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레드: (신입 수감자들이 감방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나레이션) (전략) …그리고 놈들이 자네를 그 감방에 집어넣고 철창이 집을 막아버리면, 그때서야 자네는 이게 현실이라고 깨닫게 돼. 눈 깜짝할 사이에 노년이 지나가고… 지옥같이 길고 추운 계절이 곧 늘어지고… 세상엔 수감에 대해 생각할 시간만 남게 되지.
노튼: 첫 번째 규칙, 신성 모독은 금지된다. 내 교도소에서 주님의 이름이 함부로 오르내리는 걸 좌시하지 않겠다.[113]
나머지 규칙은 차차 알게 될 거다. 질문 있나?죄수: 밥은 언제 먹습니까?
해들리: 우리가 처먹으라고 하면 처먹어. 똥을 싸라고 할 때 싸고 오줌을 싸라고 할 때 싸. 내 말 알아들었냐, 이 역겨운 쓰레기 새끼야?!
(해들리가 곤봉으로 배를 치자 죄수가 고꾸라진다)
노튼: 난 두 가지를 믿는다. 규율, 그리고 성경이다. 너희들은 여기서 둘 다 받게 된다. 신을 믿어라. 네놈들의 궁둥이는 내 것이다. 쇼생크에 온 걸 환영한다.[114]
("구타 당한 후 방치돼있던 뚱보 죄수는 결국 죽었어.")
앤디 듀프레인: 이름이 뭐였죠?
헤이우드: 뭐라고 했어?
앤디 듀프레인: 누가 이름을 알았나 해서요.
헤이우드: 신입, 미친 지랄 마. 이름이 뭔 소용이야? 이미 죽은 놈이야.
(형의 유산과 관련된 세금 문제로 부하와 이야기를 나누는 보안과장 해들리에게 앤디가) "해들리 씨, 아내를 믿으십니까?"[115]
[* ]
레드(나레이션): 그렇게 해서, 작업이 끝나기 전날 1949년 봄, 지붕 보수 작업에 차출되었던 죄수들 모두는 아침 10시에 한 줄로 나란히 앉아서 쇼생크 교도소 역사상 최고로 악명 높은 간수가 준 얼음처럼 시원한 보헤미아 스타일 맥주를 마시게 되었다.
헤들리: 시원할 때 마셔 두라고.
레드(나레이션): 참 관대하기도 했지, 그 지랄맞은 간수장의 목소리. 우리는 마치 자유인처럼 앉아 햇빛을 받으며 맥주를 마셨다. 마치 자기 집 지붕을 고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때만큼은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그런데 앤디는, 휴식 시간 내내 그늘에 앉아 뜻 모를 미소를 지으며 우리가 자기 맥주를 동내는 걸 지켜보고만 있었다.
(헤이우드가 맥주병을 들고 간다.)헤이우드: (앤디에게 맥주를 건네며) 이봐, 시원한 거 한잔 안 할래?
앤디: 고맙지만, 난 술 끊었어요.
레드(나레이션): 간수에게 잘 보이려고 했던 걸까? 아니면 우리들 중에서 친구를 만들고 싶었던 걸까? 내 생각은 어떻냐고? 그는 그저 평범했던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한다. 아주 잠시만이라도 말이다.
노튼: (앤디의 손에서 성경을 받고) 자네가 성경을 읽다니 기쁘군. 좋아하는 구절이 있나?
앤디: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집주인이 언제 올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라."[116]
노튼: 마가복음 13장 35절, 그것도 참 좋지. 더 좋은 게 있네.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앤디: 요한복음 8장 12절이죠.
노튼: (노튼이 감방을 나갔다가, 창살 너머로 성경을 돌려주면서) 잊어버릴 뻔했군. 자네한테서 이걸 뺏고 싶진 않아. 구원은 이 안에 있으니까.[117]
앤디: 그렇습니다.
레드: 이젠 간수장들과도 친구가 되었네?
앤디: 친구는 아니죠. 저는 그냥 재정 상담만 해주는 죄수일 뿐이에요. 그냥 저들의 귀여운 애완동물쯤 되겠죠.
레드: 세탁실 일은 빼 줬잖아.
앤디: 그 이상은 해줘야죠. 도서실을 확장할 거예요. 새 책도 들이고.
일행 1: 그런 것보다 당구대나 하나 달라고 해봐.
일행 2: 맞아.
헤이우드: 무슨 수로... 새 책을 구하실지 좀 알려주실래요? 듀프레인 은행장님.
앤디: 소장한테 기금을 신청해 보죠.
브룩스: 이봐, 이봐. 내가 여기 있으면서 소장이 여섯 번이나 넘게 바뀌었지만, 이 사실은 절대 안 바뀔걸. 도서관에 기금 달라는 소리를 들으면 어떤 소장도 귀머거리가 돼.
"저 담벼락(교도소 담)이란 게 참 웃기단 말야. 처음엔 싫어하다가도 어느 순간부터 익숙해지지. 세월이 흐르고 나면 기대지 않고선 못 살게 돼. 그게 길들여진다는 거야."
"젠장, 그렇게 되느니 차라리 목을 매지."
"하이고. 브룩스처럼 오래 지내고서 말해봐라."
브룩스의 가석방 결정 후 헤이우드가 살해당할 뻔한 뒤 레드와 나눈 대화
브룩스: (저녁에 자신의 방에서 깨어나서, 내레이션) 밤에는 잠을 잘 수가 없어. 마치 떨어지는 것 같은 악몽을 꾸지. 그리고 겁에 질려서 깨어나게 돼. 가끔, 내가 어디 있는지를 깨닫는 데 오래 걸리더라구.
(아침, 식료품점에서)
브룩스: (내레이션) 놈들이 날 '집'으로 보낼 수 있게, 총을 사서 식료품점을 털어야 할지도 몰라. 그런 다음, 일종의 보너스로 점장을 쏴 버릴 수도 있겠지.
(브룩스가 자신의 모든 짐을 싼다)
브룩스: (내레이션) 하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기엔 너무 늙은 것 같아.
(브룩스가 양복을 입고 모자를 쓴 뒤 편지를 탁자 위에 남긴다.)
브룩스: (내레이션) 난 여기에 더 이상 있기 싫어. 항상 두려움에 떠는 건 지쳤어. 그래서 여기에 머무르지 않기로 했다네.
브룩스: (내레이션) 아마 신경 쓸 사람도 없을 거야. 나처럼 늙은 범죄자 따위...
(그가 의자를 밟고 올라선 뒤, 천장에 "브룩스가 여기 있었다."란 글을 남기고 웃는다.)
(브룩스가 목을 맨다)
브룩스: 추신 - 목에 칼을 들이대서 미안하다고 헤이우드에게 대신 전해줘. 나쁜 감정은 없었어. 브룩스 보냄.
레드: 그는 감옥에서 죽었어야 했어.
난 지금도 그 두 이탈리아 숙녀분들이 뭐라고 노래했는지 모른다. 사실은, 알고 싶지도 않다. 모르는 채로 있는 게 나은 것도 있으니까. 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그 때문에 가슴이 아픈 것을 노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 목소리는 그 회색의 공간의 어느 누구도 감히 꿈꾸지 못했을 만큼 하늘 위로 높이 솟아올랐다. 마치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우리가 갇힌 새장에 날아들어와 그 벽을 무너뜨린 것 같았다.
그리고, 아주 짧은 그 순간에, 쇼생크의 모든 사람은 자유를 느꼈다.[118]
레드
죄수: 독방 힘들었지?
앤디: 아뇨, 순식간이었습니다. 모차르트와 있었거든요.
헤이우드: 음? 축음기도 함께 넣어줬나?
앤디: …(자기 머리를 가리킨다) 이 안에 있어요. (자기 가슴을 가리킨다) 이 안에도 있죠. 그게 음악의 아름다움이에요. 이걸 뺏어갈 수는 없으니까요. 음악에 대해 그렇게 느껴본 적 있나요?
레드: 글쎄다… 젊었을 때 하모니카를 불긴 했지. 하지만 흥미를 잃었어. 여기선 별로 의미가 없었거든.
앤디: 여기가 가장 의미가 있는 곳이에요.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는데 필요하니까요.
레드: 잊어버려?
앤디: 세상엔 돌로 만들어지지 않은 곳들이 있다는 것을요, 거기엔… 놈들이 들어갈 수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게 있다는 것이요. 당신의 것이라는 거요.
레드: 그게 대체 무슨 얘기야?
앤디: 희망이요.
레드: 희망? 하나 알려줄까, 친구. 희망은 위험한 거야. 사람을 미치게 만들 수도 있어. 이 안에선 아무런 소용도 없다고. 그런 생각은 버리는 게 좋아.
앤디: 브룩스 해틀렌처럼요?[119]
헤이우드: (도서 분류 중) "몽테크리스코 백작"?
플로이드: 크리스'토'다, 띨띨아.
헤이우드: 알렉산드리… 더매스. 덤애스?[120]
(레드가 낄낄댄다)앤디: 멍청이? (헤이우드가 책을 보여준다) 뒤마.[121]
무슨 내용인지 알아요?헤이우드: 아니.
앤디: 마음에 들 거예요. 탈옥 이야기거든요.
레드: 허어, 그것도 교육 항목으로 분류해야겠구만. 그렇지?
(토미가 새로 들어온 뒤 식사 시간에 앤디에게 왜 교도소에 들어왔냐고 질문하자) "나? 변호사가 날 엿 먹였지. 이곳의 모든 죄수들이 결백해. 몰랐어?"[122]
앤디: (레드에게, 지와타네호에 관해 얘기하며) 멕시코에 있어요. 태평양 바로 옆의 작은 동네죠. 멕시코인들이 태평양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아무런 기억이 없는 곳'. 전 거기서 제 삶을 끝내고 싶어요, 레드. 기억이 없는 따뜻한 곳이요.
(중략)
레드: 앤디, 자네가 거기에 너무 몰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건 일종의 망상이라고. 내 말은, 멕시코가 엎어지면 코 닿을 데에 있지만 자넨 여기 있어. 이게 현실이야.
앤디: 네, 맞아요. 그런 거죠. 가려는 곳은 저 멀리 있는데 난 여기 있다는 거. 간단한 선택에 달린 것 같아요, 정말로. 부지런히 사느냐, 서둘러 죽느냐.[123]
그 분의 심판이 임했으며 곧 이루어지리라(His Judgement Cometh and that Right Soon....)[124]
(앤디가 벽을 뚫고 탈옥한 후 망치를 숨겼던 성경책 첫 장에 남긴 글귀)
"소장에게. 당신 말이 맞았소. 구원은 이 안에 있었어."[125]
1966년, 앤디 듀프레인은 쇼생크 교도소를 탈옥했다.
조사관들이 찾아낸 건 진흙투성이의 죄수복과 비누 한 조각, 그리고 손잡이 있는 데까지 거의 다 닳아버린 암석 망치였다. 벽을 뚫을 만한 굴을 파는 데 600년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우리의 앤디는 20년 안에 해낸 것이다.
앤디는 지질학을 좋아했다. 그의 세심한 성격과 잘 맞았던 모양이다. 빙하기와 수백만 년에 걸친 산맥의 생성에 대한 이야기. 지질학은 압력과 시간에 대한 학문이다. 사실 필요한 건 그것뿐이다. 압력과 시간. 그리고 입구를 감출 대문짝만한 포스터까지.
내가 한때 말한 것처럼, 죄수들은 무료함을 달래고자 무슨 일이든 한다. 앤디에게는 벽을 파낸 조각을 운동장에 조금씩 버리는 것이 취미였던 모양이다. 아마 앤디는 토미가 살해된 이후 떠날 결정을 한 듯하다. 앤디는 소장이 시킨 대로 했다. 구두를 거울처럼 반짝이게 닦았지. 간수들 누구도, 심지어 나조차도 알아채지 못했다. 사실... 누가 남의 신발 따위를 눈여겨보겠냔 말이다.[126]
앤디는 자유를 향해 상상도 못할 정도의 악취가 나는 오물로 가득 찬 500야드를 기어갔다. 내가 악취를 상상하기조차 싫은 것일지도 모른다. 500야드. 미식축구 경기장 다섯 채를 이어붙인 길이다. 반마일 조금 못 되는 거리다.
(앤디가 탈옥한 후, 레드의 내레이션)
하지만 앤디가 떠나간 것은 이따끔씩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 어떤 새들은 새장에 가둬져선 안 된다고 여겨진다. 그들의 날개는 너무 빛나니까…. 새들이 날아가고 나면, 일부 사람들은 그들을 가두고 좋아하는 건 죄악이라고 깨닫게 된다. 하지만 막상 그들이 떠나가면 빈자리는 더더욱 단조롭고 공허해진다. 나는 내 친구가 그리울 뿐이다.
(레드의 20년차 가석방 심사. 무기수 레드는 20년 복역 후 10년마다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됐다. 잔뜩 긴장한 레드가 들어온다.)
면접관 1: 앉아. 서류를 보니 20년을 복역했다고 나와 있군.
레드: 그렇습니다.
면접관 1: 자신이 교화 되었다고 생각하나?
레드: 예, 물론입니다. 교화 되었고 말고요.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확실하게 새 사람이 되었다고 말씀 드릴수 있습니다. 더 이상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겠다고 신께 맹세할수 있습니다.
(서류에 기각(REJECTED)이라는 도장이 찍힌다.)
(레드의 30년차 가석방 심사. 조금 더 의연해진 태도의 레드가 들어온다.)
면접관 2: 앉아요. 서류를 보니 30년을 복역했다고 나와 있어요. 자신이 교화 되었다고 생각해요?
레드: 예, 물론입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확실하게 새 사람이 되었다고 말씀 드릴수 있습니다. 더 이상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겠다고 신께 맹새할수 있습니다. 확실히 잘 교화가 되었습니다.[127]
(서류에 기각(REJECTED)이라는 도장이 찍힌다.)
(레드의 40년차 가석방 심사.)
면접관 3: 앉으십시오. 엘리스 보이드 레딩 씨…[128]
서류를 보니 40년을 복역했다고 나와 있군요. 자신이 교화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레드: 교화요? 생각 좀 해 봅시다…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모르겠군요.
면접관 3: 그것은, 사회에 다시 나갈 준비가 됐…
레드: 젊은 양반, 당신에게 그게 무슨 뜻인지는 안다오. 근데 내 보기에는 그건 그저 지어낸 말이거든. 정치인들이 만든 말이지. 놈들이 선생 같은 젊은 사람들이 양복에 넥타이 매고 일할 자리 만들어주려고 말이야. 정말로 알고 싶은 게 뭐요? 내가 한 짓을 후회하냐고?
면접관 3: 후회하십니까?
레드: 단 하루도 후회하지 않은 날이 없었지.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댁 눈치 보느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도 아니야. 지금 와서 그때를 되돌아보면, 어리고, 멍청한 애송이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던 거야. 난 그놈과 대화하고 싶어. 정신 차리도록 해주고 싶고, 올바른 길로 이끌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수 없어. 그 애송이는 진즉에 사라지고, 이 늙다리만 남게 됐으니까. 난 그 사실을 짊어지고 살 수밖에 없어. 교화? 개소리 말라 그래. 그러니 얼른 서류에 부적격 도장 찍고 내 시간 좀 그만 뺏어. 솔직히 말해서 난 개뿔도 상관 안 하니까.
(잠시 침묵이 찾아오고, 레드는 다 귀찮다는 듯 팔짱을 끼고 고개를 돌린다. 서류 위에 붉은 인주를 찍은 도장이 떨어지며 승인(APPROVED)이란 글자를 남긴다.)
레드: (가석방 후, 브룩스가 자살한 방에 투숙하며) 공포 속에서 사는 건 끔찍한 일이다. 브룩스 해틀렌은 그걸 알고 있었다.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나는 그저 모든 게 제대로 돌아가는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항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곳으로.
딱 하나가 날 지켜줬다. 바로 앤디와 한 약속이었다.
(가석방 후, 레드가 바위 밑에서 앤디가 편지를 발견한다)
앤디: (편지, 내레이션) 레드에게. 이걸 읽고 있다면 출감했다는 뜻이고, 여기까지 왔다면 조금 더 올 수도 있겠죠. 내가 말한 동네 이름, 기억하죠?
레드: '지와타네호'.
앤디: (편지, 내레이션) 제 계획을 실행하려면 도와줄 수 있는 믿을 만한 사람[129]
이 필요해요. 체스판을 준비해 놓고 기다릴게요, 레드.기억해요, 레드. 희망은 좋은 거예요. 아마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모르죠. 그리고 좋은 것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이 편지가 당신을 잘 발견하길 바라고, 당신이 안녕하길 바랍니다.
당신의 친구, 앤디가.
(편지를 찾은 후, 레드가 브룩스처럼 양복을 입고 모자를 쓰며 떠날 채비를 하다 천장을 바라본다.)
레드: (내레이션) 부지런히 사느냐, 서둘러 죽느냐. 기가 막힌 명언이다(Get busy living, or get busy dying. That is goddamn right.).
(레드가 의자를 밟고 올라선 후, 소지품을 들고 방을 나선다. 시점이 바뀌면서 천장을 비추는데, "브룩스 여기 있었다(Brooks was here.)"란 글씨에 "레드도 여기 있었다(So was Red)"란 글이 새롭게 쓰여 있다)
(레드가 앤디를 찾아 여행을 한다)
친구 생각에 너무 흥분돼서 엉덩이를 자리에 붙이고 있는 게 힘들었다.
이것이 바로 자유로운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이리라.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긴 여행을 떠나는 자유로운 사람.
부디 국경을 무사히 넘기를 희망한다.
(I hope I can make it across the border.)
나의 친구를 만나 따뜻한 악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I hope to see my friend, and shake his hand.)
태평양이 내 꿈에서처럼 푸르름으로 가득하기를 희망한다.
(I hope the Pacific is as blue as it has been in my dreams.)
나는 희망한다.
(I hope.)